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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보고에서 종교 탄압으로 17년간 특별관심대상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 CPC)에 포함된 중국에서 기독교인과 중국교회를 향한 박해가 거세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내 인권탄압과 종교핍박을 국제사회에 고발하고, 중국을 탈출하려는 지하교회 교인과 인권운동가들을 돕는 비영리기구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밥 푸 목사는 최근 한국순교자의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의 기독교인 탄압이 문화 혁명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중국 내 핍박 사례는 2015년 634건에서 2016년 762건으로 늘면서 1년 만에 20.2%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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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200여 명의 옌지 가정교회 교인이 평화적으로 예배를 드리다가 중국 정부가 고용한 이들에 의해
 20여 명이 구타당한 후 모습. 사진=차이나에이드

그는 “같은 기간인 2015년과 2016년 사이, 신앙을 이유로 구금된 사람은 147.6% 증가했으며 그 안에 1,800여 명의 교회 지도자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6년에는 4만 8천여 명 이상이 신앙을 이유로 직접 공격받고, 3,500여 명이 단기적으로 수감됐는데, 이 중 300여 명이 결국 형을 받고 체포돼 감옥에 갇혔다. 이 외 많은 가정교회가 강압 때문에 폐쇄되고 교회 재산이 몰수당하는가 하면 학교의 종교 활동 금지, 신앙이 있는 교직원과 학생이 조사를 받았다.

중국 본토 출신인 밥 푸 목사는 예수님을 영접한 후 캠퍼스 선교, 지하 가정교회 지도자로 활동했다. 베이징 중국공산당학교에서 영어교사로 1993년부터 1996년까지 공산당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주말에는 가정교회를 섬기며 교회 지도자 양성을 위한 비밀신학교 강의 등을 하는 이중생활을 하다 1996년 불법전도로 부인 하이디와 두 달간 투옥됐다. 이후 1997년 종교 망명자 신분으로 미국으로 도주, 2002년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중국의 종교 자유와 법 제정 촉진을 위한 차이나에이드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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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7월 22일 저장성 원저우 룽완 지역의 쌍촌교회 여성 성도들이 정부의 십자가 철거에
항의하여 자신을 십자가에 묶었으나 공무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어내려지고 있다.
사진=차이나에이드

최근 2~3년 사이 중국 정부의 종교 박해 심각해져

밥 푸 목사는 “중국 헌법 36조항에는 중국인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헌법상 인권과 시민권도 허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 2~3년간 종교 자유에 관한 부분이 급속히 악화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도 핍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밥 푸 목사는 “지난 8월 22일에도 200여 명의 옌지 가정교회 교인이 평화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고용한 이들이 와서 교인 20여 명을 구타했고, 한 자매는 의식을 잃을 정도로 구타당했다”며 “이런 사건들은 빈번히 일어난다”고 말했다.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조작된 거짓 증거로 억울하게 범죄자로 전락해 형을 선고받고 있다고 그는 비판했다. 우루무치에서는 5명의 기독교인이 집에서 비밀 성경공부를 하다가 체포돼 각각 ‘공공질서를 해쳤다’는 이유로 1~5년형을 받고 감옥에 갇혔다. 검사가 이들을 조사한 자료에는 발견된 성경책 수, MP3 성경책과 찬송가도 기재돼 있었다.

이슈가 됐던 중국 정부의 십자가 철거에 대해서도 그는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2015년 최소 2,000여 개의 십자가가 철거되고 30여 개의 교회가 파괴됐으며, 1,000여 명의 성도가 이를 막거나 항의하려다 정부로부터 강제 조치당했다”며 “저장성에 있는 90%에 달하는 교회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십자가가 강제 철거됐다. 무너진 교회들은 지난 20~30년 동안 존재해 온 교회들로, 가정교회뿐 아니라 정부에 등록된 삼자교회마저 핍박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십자가 철거에 저항한 목회자와 사모는 현재 10년 넘게 형을 받고 감금돼 있다. 저장성 기독교위원회장으로 삼자교회의 지도자인 구요셉 목사도 공개적으로 십자가 철거 중단 캠페인을 한 후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문화혁명 후 이런 일들을 전혀 본 적 없다. 이것은 확실한 종교핍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22.jpg기독교의 중국화 추진…교육 분야서 핍박 두드러져

밥 푸 목사는 “중국 정부가 전국적으로 기독교의 중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핍박은 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최소 300곳 이상의 교회가 중국 정부의 최고 지도자로부터 대학생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못하게 하는 지시를 받았다”며 “또 주일날 아이들의 교회 출입을 막는 지시를 받았다. 교회 참석자와 헌금 보고 지시도 있었다. 이는 전에는 없던 일”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중국에서는 종교학교의 교장도 정부가 파견한 무신론자가 맡고 있다.

이 외 2015년 7월 9~10일에는 기독교 인권변호사 및 운동가 350여 명이 탄압을 받아 그중 수십 명이 체포되고, 몇 명은 형을 받고 고문을 당했으며 알 수 없는 약을 강제로 먹여 건강이 나빠지기도 했다. 거짓 재판에 회부된 후 행방이 묘연한 인권운동가도 있다. 정부는 심지어 그들 가족의 출국을 금지시키고 변호사 고용을 막거나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는 경우 강제로 해고시키게 했다.

지난 5월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선교사 2명이 IS에 납치돼 6월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한 나라의 정부가 자기 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다른 나라에 고소하고, 중국에 선교사를 보냈던 교회 지도자들을 잡고, 인터뷰를 못 하게 조치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i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