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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5월 8~12일 독일 헤른후트(Herrnhut)에서 1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국제 기도 및 선교 리더 회의'에서의 감동을 나누고자 합니다.

1. 헤른후트 모라비안 공동체의 형성

1_ed.jpg마틴 루터보다 100여 년 전 개혁주의자 얀 후스(Jan Hus)는 체코 프라하 소재 베들레헴 채플에서 1402년부터 1412년까지 10년간 라틴어 성경을 체코어로 번역, 설교하면서 로마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의 부당성과 천주교 성직자들의 부패 등을 폭로한 것 때문에 1415년 소환되어 화형당했습니다. 이 혼란한 시기 이후 유럽 등으로 흩어진 모라비안 교도들은 3세기 동안 혹독한 핍박을 받아 오면서도 주 안에서 경건한 삶을 면면히 이어왔습니다. 독일의 젊은 진젠도르프(Zinzendorf) 백작은 1722년에 자신이 거주하는 베르텔스도르프(Berthelsdorf)에서 2km 떨어진 지역의 부동산을 피난처로 제공하여 모라비안들이 정착하도록 허락했는데, 그곳은 곧 '주님의 망대'(Herrnhut)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2. 진젠도르프의 헌신과 삶의 모토

진젠도르프 백작은 4살 때 예수님을 영접했고 10대에 기도의 능력을 알아 7개의 기도회 그룹을 스스로 조직, 16세 때 대학교수에게 그 명단을 보고했다고 하니, 그의 탁월한 경건에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의 삶의 모토는 '나에게 유일한 열망, 그것은 예수, 오직 예수입니다'(I have one passion: it is Jesus, Jesus only. - Count Zinzendorf's lifetime motto)였습니다.

존 파이퍼 목사의 목회자 설교 사이트(sermonaudio.com)에 있는 '하나님 자신의 피 값으로'(At the Price of God's Own Blood)라는 제목의 2009년 오디오 파일에는 진젠도르프 백작이 1719년 여행 중 뒤셀도르프에서 이탈리아 화가 도메니코 페티(Domenico Feti, 1589~1623)의 '에케 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는 뜻·사진)라는 그림을 본 사건을 언급합니다. 그 그림의 맨 아래에는 '나는 너를 위해 이것을 하였다. 너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왔느냐?'라는 라틴어 문구가 들어 있었는데, 이를 심각하게 감상한 사건이 진젠도르프의 삶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이 누구의 것인지, 무엇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진젠도르프를 값을 치르고 사셔야 했는지를 자문하면서 온전히 그 분께 헌신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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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른후트 지역이 형성된 얼마 후인 1756년 기도처로 세워져 점점 커졌는데, 1945년에 불타
 1951~1956년 중 재건된 모라비안교회. 사진=허종학 장로

3. 하나됨과 기도 - 세계의 영적 대부흥으로

11_ed.jpg1727년경 헤른후트는 예정설, 거룩함, 세례 등 관련 다른 견해로 서로 다투며 상처받고 분열된 상황이었습니다. 진젠도르프 백작은 갈등 중 깨질 위기의 헤른후트 공동체 가정들을 3일간 밤낮으로 심방하며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라는 내용의 말씀으로 설득하였습니다. 1727년 5월 12일 주일에는 3시간 동안 '하나되지 못함'과 '질서와 규율'(Order and Disciplines)에 대해 명설교를 했습니다. 감동받은 모라비안 회중들 전원은 이 '질서와 규율'에 대해 굳은 악수로 동의를 표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이 문서는 '형제 합의서'(Brotherly Agreement)로 정리되어 정식으로 모두가 서명하게 되었고, 드디어 헤른후트의 분위기는 바뀌게 되었습니다.

진젠도르프가 연합과 사랑과 회개를 외친 후 열린 전체 기도회에서는 성령이 강하게 임하며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공동체가 8월부터 시작한 1시간씩의 24/7기도회(하루 24시간 1주일 7일)가 100년 이상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정도로 놀라운 기도 공동체가 되었고 개신교 세계선교의 출발지가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이들도 스스로 그룹을 형성하여 기도회를 했고, 그들의 기도는 전체 공동체에 엄청난 능력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진젠도르프 백작과 모라비안 교도들의 영성은 요한 웨슬리를 변화시켰고, 웨일즈 대부흥, 그리고 1907년 평양대부흥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음은 요한 웨슬리의 이야기입니다.

"1736년 북미 원주민들에게 전도하러 조지아로 가던 배 위의 요한 웨슬리는 폭풍우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승객이 공포에 떨고 있었음에도 같은 배에 탄 모라비안들만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시편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경건한 모습을 보고 놀랐는데, 그 모라비안들은 웨슬리에게 예수를 개인적인 그리스도로 믿느냐고 묻는다. 이 질문은 웨슬리가 구원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했고, 조지아에서의 목회 중에도 런던으로 돌아가서의 사역 중에도 모라비안들과 교제하며 영향을 받았다. 특히 피터 뵐러를 통해 이신득의의 깨달음을 얻었으며, 이는 후일 세계적 교단으로 발전한 감리교회의 근본 교리로 자리 잡게 된다. 그는 모라비안의 본거지인 독일 헤른후트를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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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탑 아래의 공원. 모라비안 교도들이 철야기도를 하던 1727년 8월 성경 말씀처럼 성령의 강한 바람이
 그 공동체에 임하였고, 며칠 후 8월 13일 주일 아침 로데 목사는 헤른후트에 와서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모라비안들은 아래 사진과 같이 삼삼오오 서로 이야기 하며 2km 떨어진 베르텔스도르프
 교회로 가서 성찬식을 했다. 이때 성령이 강하게 임하므로 서로 회개하며 용서를 구하고 뜨겁게 기도하다가
 집에 돌아가는 것조차 잊고 사도행전 2장의 성령 충만과 떡을 떼는 역사가 종일 이어졌다고 한다.
 진젠도르프는 이날을 헤른후트 성령강림일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사진=허종학 장로
4. 예배와 말씀 묵상의 공동체

특별히 진젠도르프 백작은 찬송가도 많이 작곡해 모라비안들은 토, 일요일마다 아침 6시에 10개 그룹별로 여러 곳에서 기도와 찬송의 예배를 드리고, 10시까지 2km를 걸어가 교회에서 정규예배를 드렸습니다. 오후에는 헤른후트로 돌아가 장로나 진젠도르프 백작이 설교하는 가운데 아침 일찍 예배에 참석 못 한 성도들을 대상으로 다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후 늦게는 베르텔스도르프로 다시 걸어가 정규 예배를, 이어서 다시 헤른후트에 돌아가 예배를 드리다가 저녁 9시면 젊은이들 중심으로 흩어져 거리마다 찬송함으로 행진하며 집에 돌아가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진젠도르프는 사역을 조직하고 시작하는 아이디어가 풍부해 '로중'(Losung, Watchword) 이라는 매일의 말씀 나누기도 했습니다. 24/7중보기도 모임이 시작된 이후 진젠도르프가 말씀을 선택하여 한 장로가 각 가정을 돌며 그날의 말씀을 전달, 묵상하게 하였습니다. 그 장로는 매 가정의 부부에게 개인과 집안이 성화된 삶을 살고 있는지 자주 진지하게 물으며 화목한 분위기 여부를 점검하였습니다. 진젠도르프의 로중을 이어 지금까지 거의 280년간 묵상의 책이 보급되고 있는데, 이 현대판 책(Die Losungen: Watchwords/한글판 '말씀 그리고 하루', www.losungen.de 참조)은 수십 개의 언어로 매년 총 150만 부(독일어판 100만 부 포함) 이상 판매되어 개인 묵상과 가정예배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년의 요절 말씀'은 독일교회 전체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으로 받고 일 년 간 묵상하며, 올해 요절은 에스겔 36장 26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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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텔스도르프(Berthelsdorf)의 루터교회(Lutheran Church) 실내 및 전경. 사진=허종학 장로
5. 독일 통일의 경험과 한국의 통일 전망

헤른후트로부터 1988년에 다시 기도운동이 시작되었고, 이듬 해에 대규모의 평화기도회, 이어진 대규모 시위들에 이어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철거되었으며, 다음 해 10월 3일 평화통일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1988년, 그곳 기도집회에 와서 독일 통일을 위한 기도를 시작했었다는 한 부부는 한국인 참가자들을 별도로 만나 다음의 통일 준비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주도적으로 기도하라; 북한의 협박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이 전쟁을 막으실 것이다; 성령님을 의지하고 담대히 선포하라. 원샷에 하나님이 이루실 것이다; 통일 대비팀을 준비하라; 루마니아 변혁에 일하신 하나님이 그 돌파를 한국에 허락하실 것이다."

그 밖에도 그 수많은 독일인과 세계의 다른 기도자가 개인적으로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해 왔다며 한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습니다. 한국인들 못지않게 열심히 한국을 위해 기도해 온 주안의 형제 자매들 때문에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한국의 대통령 선거(5월 9일 그 시간 투표 진행 중이었음)와 그 이후의 통합적 리더십', '북한의 위협 제거와 남북통일에 대한 하나님의 강력한 인도하심'에 대해 함께 구했습니다.

6. 세계선교의 요람, 헤른후트 - 하나님의 상급을 간구

공동체가 200명뿐이던 당시 100명의 선교사를 이미 파송했고, 그 후 3,000명까지 파송하기도 한 그곳 헤른후트에 흐르는 경건, 연합, 기도, 선교의 영성을 강하게 느낀 한 주간이 정말 감사했고, 한국을 통해 계속 열방을 축복하실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독일과 유럽은 이제 헤른후트로 인해 그 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유럽이 주께로!

다음은 헤른후트 공동체가 '질서와 규율'에 대해 굳은 악수로 동의를 표했던 1727년 5월 12일로부터 290년 후 같은 날인 2017년 5월 12일, 이번 국제 기도 및 선교 리더 회의 참석자들이 채택한 헤른후트 합의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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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젠도르프의 무덤에서 찍은 사진, 좌측 사진 중 아래 첫 부분은 첫 부인, 가운데는 진젠도르프,
 그 윗부분은 두 번째 부인의 무덤이다. 사진=허종학 장로
헤른후트 합의문(Herrnhut Accord)

독일 헤른후트, 2017년 5월 8~12일 ‘국제기도와 선교리더 회의’(International Prayer and Mission Leaders Consultation at Herrnhut Germany, 8-12 May, 2017)

290년 전인 1727년,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성령 충만함이 넘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참여하는 24시간 연속 기도회가 시작되어 100년 동안 지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근대 세계선교운동이 출범되었다.(In this historic place where, 290 years ago, an outpouring of the Holy Spirit gave birth to 24 hours of continuous prayer by both children and adults for 100 years, and which also launched what became known as the era of modern mission movements to the world.)

세계 각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기도와 선교 운동에 앞장서 온 우리는 여기에 모여 역사적인 이 합의를 도출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전심으로 협력할 것을 서약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가 동역 단체 및 개인들과 함께 모든 나라에 기도와 선교 운동을 격려, 육성, 발전시키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되도록, 무엇보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집중함으로써 그들이 믿음의 군사로 준비되고, 늘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증가일로에 있는 도전에 맞서 싸울 용기와 대담함을 갖출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끄시고 연결시키시기를 원하신다.(We, as representative leaders of both prayer and mission movements from many nations on all continents of the world, now commit ourselves to this historic agreement and join forces and partner as the Lord leads and connects us to encourage, nurture and develop prayer and mission movements in the nations, with prime focus on the children and youth, preparing them to be warriors of faith, to be listening constantly to the voice of God, to be bold and courageous in the face of increasing challenges, and to reach out with the Gospel of the Kingdom, to plant churches and be agents for God´s kingdom.)

우리는 교파의 차이를 떠나 그리스도의 모든 진실된 지체들과 연합하는 데부터 출발, 주님의 남은 과업 완수를 위해 헌신함으로써 모든 국가, 민족, 부족, 언어가 다른 그룹에서 교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도록 헌신한다. 또한, 모든 삶의 현장의 기업들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으로 세상에 가득하고, 모든 나라가 복음으로 변화되어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자가 되리라”는 성경적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일꾼들의 섬김을 받게 될 것이다.(Out of a place of unity with all true members of the body of Christ, regardless of denominational distinction, we commit ourselves to the unfinished task so that every nation, people, tribe and language group will have a sustainable and growing church, every enterprise in all walks of life will be served by representatives of the kingdom, with the biblical goal that "the whole earth be filled with the knowledge of the glory of the Lord and that all nations be transformed by the Gospel and become servants of the Kingdom of God".)

우리는 주님의 재림을 위해 기도, 계획, 준비하는 일에 헌신할 것이며, 주님이 고난의 보상을 받으시도록 전 지구적 추수에 함께 참여한다.(We commit ourselves to pray, plan and prepare for the coming of the Lord and to gather in a global harvest, that He might receive the reward of His sufferings.)

우리는 서로 비난하지 말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각기 재능과 소명을 환영, 존중, 인정한다.(We commit ourselves not to speak ill of one another but in a spirit of Christ-like love to welcome, respect and affirm the gifts and callings of each other.)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하여 하나님의 특별한 소명을 이루기 위하여 전 세계에 걸쳐, 그리고 모든 세대 간에 서로 헌신한다. 특히 열방으로 나아가라는 예언적이고 시의적절한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리에 들어가 주님의 지상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서로 헌신한다.(We commit ourselves to help one another across the world and between the generations, to fulfil God's unique call through all means available to us, particularly where prophetic and timely calls to go to the nations are being obeyed, aiming to complete the Great Commission of our Lord.)

이 맥락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을 먼저 받은 장자로서의 이스라엘을 존중하기를 원한다. 복음의 이방인이며 첫 열매인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나누며, 우리가 화해되어 새롭게 하나 될 때까지 이스라엘을 사랑하고 섬긴다.(In this context, we recognize and want to honor our older brother Israel, the first recipient of the Word and the promise. As Gentiles and first fruits of the Gospel, we are committed to love and serve Israel until we are reconciled as one new man, sharing the covenantal promises.)

동서남북에서 모였고, 모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인 우리는, 하늘의 모든 자원, 성령님이 주시는 능력, 그리고 그의 신부인 교회에 주신 특별한 재능과 소명을 통해 그의 원하시는 바를 이루도록 우리를 도우시는 영광의 하나님을 초청한다.(We, from the North to the South and the East to the West, who are all "One in Christ Jesus", invite the Lord of Glory to help us fulfill all that is on His heart, through all the resources of heaven, the empowering of the Holy Spirit, and the unique gifts and callings He gives to His church, His bride.)

우리의 어린양이 이기셨습니다. 주님의 보좌 앞에서, 모든 시간과 지구촌 곳곳에서 그를 따릅시다!(Our Lamb has conquered. Let us follow Him, around the throne, around the clock, around the globe!)

-2017년 5월 헤른후트 회의에 다녀와서, 허종학 장로 한글 번역-

허종학 장로
세계변혁운동 글로벌코디네이터, 변혁한국 사무총장
4/14윈도우 글로벌운동 아시아리더십팀 의장, 4/14윈도우한국연합 사무총장
원호프 한국 퍼실리테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