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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속이원론 이야기=성속이원론(聖俗二元論)은 사실 우리의 신앙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제이 베넷(Jay Bennett)은 “시장과 교회는 존재할 필요가 없는 오래된 두꺼운 벽”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은 ‘교회와 일터’, ‘선교와 일터’, 교회, 사역과 관련된 ‘거룩한 일’과 직업, 일터와 관련된 ‘속된 일’로 나누고 있다. 신앙생활은 우리의 삶 속에 신앙을 적용하는 삶이어야 함에도 그동안 우리의 신앙생활을 교회생활로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깨끗하다(聖)’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俗)’ 하지 말라”(행 10:15)고 하신다. 세상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 그러나 결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아름답고, 옳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깨어져 구속이 필요할 뿐이다. 세속적 혼합주의는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성경이 죄라고 규정하는 일들,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일들을 경계해야 한다. 세상과 죄에 대한 바른 분별이 없이는 하나님 나라의 일에 바른 참여도 없다. ‘거룩’, ‘미션(Mission)’이란 명목 하에 모든 불의에 명분을 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거룩한 일은 거룩한 방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거룩한 일을 세속적 방식으로 이루려는 시도들은 경계하고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그분의 이름과 영광을 위하여 우리가 선 일터에서 땀을 흘리며, 정직한 수고를 다 하는 일을 가장 고상한 일로 여기며, 땀 흘리는 수고의 기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잠 6:6~11, 살전 4:11~12). 그러므로 사는 날 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을 위한 삶, 우리의 사명을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

◈Missional Life=선교적 삶은 현재,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화두다. 선교적 삶은 구원받은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가 선교임을 깊이 자각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그리하여 신앙과 삶의 일치, 선포와 삶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다. 이른바 우리의 믿는 바와 사는 바가 하나가 되는 것이며, 우리의 전하는 바와 사는 것도 하나가 되는 것이다. 왜 한국교회가 지금 세상으로부터 온갖 욕을 먹고 있을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믿는다고 하는 신앙과 다른 우리의 삶, 우리가 외치고 전하는 선포와 다른 우리의 삶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회복, 아니 하나님의 복음이 복음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신앙과 고백, 그리고 선포하는 바가 구체적인 삶으로 나타날 때 우리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오늘 우리 시대의 선교는 우리의 삶의 자리, 가정과 직장, 우리의 현장을 떠나서 이야기할 수 없다. 오늘날 선교소명은 직업소명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선교동원의 장에서도 절감하게 된다. 삶의 현장에서 지금도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일터 속의 제자들과 선한 증인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가 외면되어진 오늘의 현실 속에서도 선교적 삶을 결단하고 도전한다. 이제 자신들의 일터에서 평생 헌신을 위한 구체적인 훈련, 목회적 돌봄, 그리고 지속적인 멘토링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Missional Church=선교적 교회는 모토만이 아니다. 오늘날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상으로 보내신 주님의 성육신적인 몸이며, 세상을 향한 존재적 메시지다. 선교적 교회, 선교적 공동체란, 모든 구성원이 바로 이러한 자신의 선교적 삶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자리, 일터에서 존재론적 선교사명을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공동체다. 그러므로 선교적 공동체의 선교적 삶을 사는 모든 이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복음을 이 땅에 전하는 진정한 선교사들인 것이다. 한국교회의 선교동원을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 다만 언제나 먼 나라로 가야 하는 선교적 관점에서는 ‘갈 사람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교회의 선교자원들은 결코 고갈되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저성장과 맞물려 한국선교의 위기론을 이야기하지만 아직도 한국교회 안에는 선교의 자원이 충분하다. 우리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할 뿐이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지도자들, 동원가들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s1.jpg◈바로 알기, 바로 살기=그동안 우리는 재정사용에 대해서 10분의 1을 주님께 드리며 사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나머지 10분의 9를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배우지 못했다. 우리의 날과 시간에 대해서도 7일 중의 하루를 지키며 사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나머지 7일 중 6일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모든 소유를 관리하고, 우리에게 주신 모든 날을 바로 사용하는 법을 알고, 또 바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든 삶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드리는 예배의 삶을 살아야 한다. 모든 일터의 삶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보내신 사명을 수행하는 삶이 되고, 또한 내 삶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되는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한다.(끝)

송동호 IB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