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힘들다고 선교 미루고 중단하면 결국 교회 무너져”

2014년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 중 304명이 원래 계획과 달리 사역을 중단하고 귀국한 것으로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추산하고 있다. 비자 문제나 현지 사정에 의한 ‘비자발적 철수’와 달리 자의나 파송단체 결정에 따른 이 같은 ‘선교사 중도탈락 및 포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반적인 한국교회 쇠퇴에 따른 후원 기반의 약화”를 꼽았다. 실제 파송교회, 후원교회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후원이 줄거나 중단되면서 선교지를 떠나 귀국하거나 사역지를 옮기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한국교회의 어려움이 선교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선교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가운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신임이사장 신동우 목사는 “한국교회가 살기 위해 선교를 미루거나 끊는다면 곧 한국교회가 무너질 것”이라며 “선교하는 교회가 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시려 교회를 부흥시키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선교’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이 위기의 한국교회를 다시 살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990년 창립 이후 한국 선교계의 대표적인 연합기구로 자리 잡은 KWMA에서 신동우 목사는 20여 년 전 서기로 출발해 선교사연합수련회 위원장, 운영이사회 이사장, 법인이사회 부이사장을 거쳐 작년 대표회장을 역임했고, 올해부터 2019년 1월 초까지 3년간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마침 2018년 12월 말, 그가 개척하여 건강한 선교적 교회로 키운 서울 금천구 시흥동 산돌중앙교회를 은퇴하는 시점과 거의 비슷하게 이사장을 맡게 됐다. 하지만 그의 선교 행보는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목회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은퇴 후엔 산돌중앙교회에서 선교목사로 위촉하기로 작년에 결정된 것이다.

최근 산돌중앙교회 목양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KWMA 창설 때부터 멤버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선교의 한 페이지에 함께 자리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게 여기며,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동안 KWMA가 추진하는 2030년까지 10만 선교사를 파송하는 ‘타겟 2030운동’(Target 2030)과 질적으로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기본적인 사역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신동우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작년 KWMA 대표회장에 이어 올해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소감과 사역 계획을 부탁드립니다.

“KWMA에서는 서기로 출발하여 선교사연합수련회 위원장으로 오랫동안 있으면서 선교지에 나가 선교사들을 모아서 가르치고 돕는 일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운영이사장, 법인 부이사장, 대표회장을 맡았고 이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세계적인 선교강국인 한국선교의 한 페이지에 함께 자리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선교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제 인생의 자랑과 기쁨으로 여기면서 새롭게 이사장직도 맡게 되었습니다.

KWMA의 방향을 20여 년 넘게 봐 왔는데, 3년 임기 동안 현재 중점 목표인 10만 선교사를 파송하는 타겟 2030운동을 감당하는 일에 제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현재 171개국에 2만 7,205명의 선교사(KWMA 2015년 12월 말 통계)가 파송됐는데, 양적 파송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 동시에 질적인 파송도 이뤄져야 합니다. 과거에는 잘 모르고 선교현장에서 중복투자가 많았다면, 이제는 투자한 만큼 거둬들일 수 있는 전략과 방향을 가지고 현지인들을 잘 세우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시형 사역보다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 중추적이고 기본적인 복음을 전하는 일을 더 잘 감당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선교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데 선교를 공부하고 33년간 선교현장을 누빈 경험이 잘 접목되고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의 위기가 한국선교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선교 동원의 어려움, 파송 본부 및 선교사에 대한 후원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선교에 위축된 한국교회가 다시 적극적으로 선교에 동참해야 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해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선 한국교회가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는 근대 30년 동안 계속 성장해왔고, 숫자로는 조금 적게, 또는 조금 많게 표시만 됐지 후퇴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교회는 좀 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쓰시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교인이 줄어드니 불안한 마음도 있는데, 하나님이 우리를 쓰셔서 선교하려면 교회가 부흥해야 하고, 부흥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로 ‘위기’라 하지 말고 ‘기회’를 보면서 시대적으로 하나님이 더 크게 쓰시든 적게 쓰시든 쓰임받고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힘드니 ‘선교를 미루자, 끊자’고 한다면 한국교회가 무너집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쓰시겠다고 손을 잡았는데, 하나님이 부탁하신 선교를 잘 못한다면 다른 민족을 찾으실 것이고 선교의 바통은 떠날 것입니다. 선교를 미루거나 끊지 않으면, 또 선교가 내려가지 않으면, 교회 부흥도 내려가지 않는다고 저는 절대 믿습니다. 다만 매사가 항상 발전하지 않고 조금 주춤하는 시점도 있습니다. 지금은 주춤하는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온 것입니다.

한 예로, 미국에 자주 가서 집회하는데 미국교회의 동성애 문제 등을 보면 심각해요.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아직도 전 세계에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1위로 쓰시는 이유는 선교가 아직까지는 1위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국교회가 쇠퇴하고 있지만, 보수교단이나 좋은 교회들은 거의가 선교를 열심히 하고, 지금도 선교사 세계 1위 자리를 절대 뺏기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선교의 끈을 놓지 않는 이상 손을 못 떼시고 세계 1위 국가로 사용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선교를 열심히 해서 미국(10만여 명)보다 더 많은 선교사를 보낸다면 한국이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교는 복음을 수출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수출주도형 국가이니 복음을 전 세계에 많이 전하면 하나님이 경제적으로도 많은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KWMA가 앞으로 한국교계와 한국선교, 세계선교를 위해 어떤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하십니까.

“저는 KWMA가 한국교회와 세계선교를 잇는 다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세계를 잇는 메신저, 양쪽을 연결시키는 통합의 다리가 앞으로도 KWMA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림하거나 지배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과 이 땅의 복음의 역사와 선교를 위해 다리가 되고 메신저가 되고 희생하는 자리에서 그 사명을 더 잘 감당하길 원합니다.

30여 년 전에는 전 세계에 2만4천 미전도종족이 있었지만, 그동안 1만8천 부족에 복음이 전해지고 지금 6천여 미전도종족이 남았습니다. 이 6천여 부족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셨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각 선교기관과 한국교회를 그냥 부흥시키신 것이 아닙니다.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종족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을 감당하라고 마지막 시대에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니, 6천여 미전도종족을 위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복음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KWMA와 한국교회, 한국선교가 마지막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 꼭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늘 주장하지만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교회가 재정이 없으니 선교를 못 하고, 재정이 있으니 선교하는 것이 아니고,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필수로 주신 사명입니다. 나의 생명을 먼저 건져주신 것은 나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알리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이 구원받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교회의 의미가 없고,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선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놓치면 한국교회가 무너지는 이유입니다.

지난 2천 년 기독교 역사를 보면 선교하는 민족이 시대마다 흥왕했습니다. 지난 30년간 한국선교와 경제도 같이 급성장했고, 복음수출과 경제수출이 같이 맞물리면서 성장했습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경제가 꽃피우고 선교사도 줄을 이어 나갔지요. 그때부터 오늘까지 우리를 사용하신 하나님께서 이제 남은 6천 미전도종족을 향해 나가라고 하십니다. 10명, 20명 교인을 목회하는 작은교회, 혹은 작은 마을의 시골교회 목회자라 할지라도 지구촌 무대에 선 세계적인 목회자로 부름받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세계선교를 위해 마음먹고 정성을 다하며 기도할 때 정말 세계적인 목회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회자들의 기도는 엄청나게 큰 자원이며, 이 기도가 모이면 큰 역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정성과 기도를 모아 복음을 전하는 일에 복음을 받는 그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려있습니다.

또, 한국교회가 30년 동안 부르짖은 ‘선교한국’이 되면, ‘통일한국’이 되고 ‘축복한국’이 될 것입니다. ‘통일한국’을 먼저 부르짖으면 ‘선교한국’이 안 됩니다. 북한은 복음으로밖에 열지 못합니다. 죽기 전에 ‘선교한국’이 ‘통일한국’과 ‘축복한국’이 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선교한국’을 통해 새 시대를 여는 각오를 가지고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세대에 더 많은 인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기도제목입니다. 교회 은퇴 후 새로운 인생 이모작으로, 주님이 부르실 때까지 선교목사로서 다음세대 등을 선교하는 것이 제 꿈이 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