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jpg호주 목회자들 9명이 법원 사무실에서 난민들을 위한 철야기도를 하다 체포됐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학자이자 이번 캠페인을 주도한 제롯 맥켄나 박사는 이 같은 결과가 '역설적'이라고 밝혔다.

호주 연방대법원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망명 신청자들의 역외 시설 수용은 합법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호주에 있는 난민 267명이 태평양제도의 나우루섬과 마누스섬 등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이에 교파를 초월해 모인 교계 지도자 9명은 이 난민들을 정부가 받아들여 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 교계 지도자들은 신앙을 바탕으로 한 '사랑이 길을 만든다' 운동(Love Makes a Way Movement)의 일환으로 시위에 나섰다. 이는 마이클 키난(Michael Keenan) 법무부 장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맥켄나 박사는 "마이클 키난 장관은 그의 첫 연설에서 다문화적인 호주의 이익과 자유의 중요성을 옹호했다. 키난 장관이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이들을 압제에서 자유롭게 해 줄 것을 호소하고, 이를 위한 기도에 참여하기 위해 우리가 이곳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의 시위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호주 경찰이 이들을 체포한 후 사무실 밖으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사랑이 길을 만든다'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경찰은 평화롭고 신앙적인 철야기도회를 진행한 우리들에게 권위 있고 존중하는 태도로 반응했다. 그러나 나우루섬의 수용시설으로 추방된 267명에게는 이러한 반응이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망명 신청자들 중 대부분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기 위해 나우루섬에서 호주로 옮겨 왔다. 이들에게서 태어난 아기들도 30명이 넘는다.

호주 정부는 이들의 정착을 허락하지 않는 등 여전히 난민들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난민 수용시설이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방편이라고 밝혔으나, 이곳에서도 폭력, 성적 학대, 구타 등이 발생해 인권단체들에게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난민 문제는 호주에서 매우 논쟁적인 사안으로, 난민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그들을 머물게 하라'라는 의미인 #LetThemStay 해시태그를 사용하고 있다. 망명 신청자들을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에는 신학자인 제롯 맥켄나 박사도 포함돼 있다. 맥켄나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역설: 9명의 신앙 지도자들이 그들을 머물게 해 달라(#LetThemStay)고 요구하다가 사법부 사무실에서 체포됐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지난 13일 호주의 한 아동병원은 화상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 1살 짜리 난민 아기의 퇴원을 공식 거부하면서, 호주 정부의 난민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지난해 수용시설에서 태어난 아샤라는 아이는, 화상을 입고 2월 말 브리즈번에 위치한 레이디 실렌토 아동병원으로 옮겨졌다.

실렌토 아동병원 대변인은 아샤의 퇴원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적절한 양육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탓"이라며 "이 환자는 병원에 있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양육 환경이 확인됐을 때에만 퇴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천투데이 제공(http://www.christian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