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국교회 5만여 곳 중 100명 미만의 교회는 약 80%인 4만여 곳, 재정 자립이 안 되는 교회는 60~70%인 3만~3만 5천여 곳으로 파악된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작은교회의 생존율을 1~2%로 보았다면,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져 교회를 새로 개척하면 자력으로 건물 유지가 열이면 열 불가능하다고 본다. “개척을 시작하면서부터 죽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작은교회 사역 전문가의 말이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이미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상황이 상당히 어렵고,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사역을 통한 관계전도전략’으로 15년째 전도 활성화와 교회 부흥의 방안을 제시해 온 송기배 목사가 올해부터는 작은교회를 살리는 운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한기부)와 함께 진행하는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을 위해 작년 10월에는 한기부 전도분과위원장 겸 실무회장으로 위촉됐다. 한기부 송일현 이사장(보라성교회)은 송기배 목사의 파워관계전도세미나를 들은 후 “지난 4년간 새벽마다 토스트 150개를 나눠주며 전도했지만, 접촉점을 찾지 못해 한 명도 전도하지 못했다”며 “이 시대에 적합한 전도의 접촉점을 제시하는 가정사랑학교가 내가 보기에 한국교회의 대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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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배 목사는 매년 국내외 100여 교회에서 파워관계전도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지역 관공서, 공공기관, 기업체, 학교, 종교단체 등과 연계한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가정문제 상담 등을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전략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송 목사는 ‘가정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신념으로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한 가정사랑학교를 활성화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집단 상담 형식으로 진행하는 가정사랑학교에서는 믿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송 목사가 직접 집필한 교재인 ‘나는 아버지다’, ‘나는 어머니다’를 활용하고 있다. 기독교 정신을 담아낸 좋은 글과 유익한 정보 등을 엮어내고, 신자가 아니면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경구절 등은 뺐다. 송기배 목사는 “전국 500여 교회를 다니면서 한국교회가 살려면 작은교회부터 살아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는 전도사관학교도 만들어 한국교회 부흥의 불씨를 일으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송기배 목사와의 인터뷰 내용.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기존 성도들은 대형교회만 선호하고 작은교회에 가지 않으니 교회를 개척해도 2년이면 문을 닫습니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잘되기 위해 중소기업이 살아나야 되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살려면 작은교회가 살아야 합니다.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며 믿지 않는 사람,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전도하려고 몸부림치는 작은교회가 살아야 이를 통해 전도된 영혼들이 대형교회에도 가고, 전체 한국교회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제까지 주로 중대형교회에 초청받아 갔다면, 앞으로는 ‘작은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작은교회를 찾아다니려 합니다. 작은교회들만 모이는 브니엘선교회와도 연합해 이미 전도세미나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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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방주교회에서 송기배 목사를 초청해 '행복한 가정' 등 주제의 설교로 춘계부흥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사역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한기부 임원분들의 교회 3곳에서 전도세미나를 마쳤는데, 특히 작년 12월에는 보라성교회에서 교인 대상 전도세미나를 연 후 같은 장소에서 전국 목회자 초청 전도세미나도 진행했습니다. 보라성교회는 오는 3월부터 어머니학교, 아버지학교, 상담소를 운영하기 위해 장소를 리모델링하고,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무료 상담 및 성폭력예방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군산지역에서도 3월 23일부터 4월 13일까지 매주 수요일 4번에 걸친 어머니학교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외 구정기간인 2월 7~10일 필리핀을 방문해 한인교회와 선교사 부부를 초청해 웃음치료와 강의를 진행하고, 14~17일 성실교회, 21일 베들레헴교회, 28일 한세교회에서 강의 후 3월 7~18일 미국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뉴저지를 순회하며 전도세미나를 열 계획입니다.”

s2.jpg-우리나라 영적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전도를 해도 잘 안 되니 처음에는 열심히 전도했다가 나중에는 안 하는 목회자분들이 많습니다. 전도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니까 안 되는 것입니다. 전도에는 실패가 없습니다. 안 하는 것이 실패입니다. 자꾸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되는 법을 만들든지 찾든지 열심히 뛰면 좋겠습니다. 하루에 2시간씩은 전도해야 목사가 아니겠습니까. 목회자들이 전도 일선에 나서야 전도가 되는 것이니, 전도하기를 멈추지 말고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 힘든 목회가 아니라, 즐거운 목회, 행복한 목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전도방법을 통해 개척교회가 살아나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을 위해서도 당부의 말씀이 있습니까.

“현재 교인으로만 안주하면 안 됩니다. 기존 성도들이 세상을 다 뜨면 지금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 성도가 될 텐데, 중대형교회도 특별히 정신 차리고 전도하지 않으면 신자의 고령화와 다음세대의 부재로 문 닫은 유럽교회들처럼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큰 교회도 정말 초대교회로 돌아가서 전도 열정을 가져야만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전도입니다. 다른 일이 바쁘다고 전도를 멈추는 것은 교회를 망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전도해야 하는 부담감은 있는데 선뜻 행하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시간을 내서 전도세미나를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거든 많이 움직이면서 방법을 찾아보십시오. 어느 교회든 전도에 정말 관심이 있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있다면 저는 목숨 걸고 도와주고 싶습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