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jpg엄마와 딸 둘이 숲에서 사이좋게 줄을 지어 나옵니다. 영양실조에 걸려 배가 남산처럼 튀어나온 아이들의 머리 위에는 키만큼 되는 나뭇단이 얹혀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정부에서 끊임없이 홍보하고는 있지만 땔감 채취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점차 심각해지는 아프리카 사막화가 가장 큰 주범이지만,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한 편 강에 물을 긷던 아이가 또 악어에 물려 갔습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농사에 매달린 부모들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달리 당장 마시고 씻을 물을 구할 길이 없으니 ‘인쉬 알리!’를 반복하며 넋을 놓고 있을 뿐입니다. 더러운 물로 인해 정부에서는 기니웜이라는 기생충 퇴치를 보건사회부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지만 그나마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악어가 득실대는 죽음의 강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목화농사를 비롯하여 농사의 대부분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지역에서는 그 기업들의 횡포와 착취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한 해 동안 땀을 흘려 가꾸고 돌보아 이상 기후를 견뎌 내고 겨우 얻어낸 수확의 대가는 그야말로 쥐꼬리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기업으로부터 얻어 쓴 씨앗과 비료, 농약값을 지불하고 나면 올해도 아이들 학비는커녕 보릿고개를 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이 정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이런 불공평한 상황이 개선될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열악한 농업환경과 구조는 오늘도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허리를 휘게 하고도 남습니다.

오늘도 이런 상황 속에 부름 받은 종들의 눈물이 그 땅을 적시며 흐릅니다. 반복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사람들의 영혼만이 아니라 육체로 살아가는 삶을 포함해 전인적인 존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총체적인 복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회복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택하셨을 때 주변 사람들이 보게 하셨던 것은 신령한 역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의 실제적인 삶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이었습니다.

숱한 고민을 거쳤고, 지금도 겪으면서 삶의 한 방울까지 쏟아내는 노력은 신학교 교실이나 교회당 안만이 아닌 치열한 삶의 현장입니다. 지역사회개발은 단순히 삶의 수준을 높이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의 모든 육체적 필요를 다 채울 수도 없습니다. 내면의 진정한 변화 없이는 어떤 육체적 도움도, 심지어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역사회개발의 진정한 목적은 사람들의 육체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그들의 내면세계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예수께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고 그분을 통해 창조의 풍성함, 즉 샬롬을 경험할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작은 노력을 통해 기적이 만들어지는 것을 봅니다. 공동우물 공사를 통해 현실적 필요뿐만 아니라 자립의지와 공동체의 단합, 헌신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종교적 장벽 사이에 다리가 되고 그 장벽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거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하나님의 나라가 드러납니다. 그 생생한 기적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국SIM국제선교회 대표 김경술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