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올해는 분단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 포로에서 70년 되는 해에 하나님의 은혜로 해방을 맞을 때 이들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한국교회가 이제는 북녘에 갇힌 저 동포들을 위해 선지자들이 통곡하며 외쳤던 그 외침으로 외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 북한정권은 김정은 체제를 확실히 하기 위해 북한주민의 사상교육과 당 간부들의 충성심 고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입국한 2만 8천 명의 탈북민을 통해 많은 정보가 북한으로 유입되면서 북한사회에 한류 문화가 형성되고, 기독교 신앙이 급속히 전파되면서 김정은 체제는 더욱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특별히 북한은 기독교를 통한 김일성 주체사상의 허구가 밝혀질까 두려움을 안고 있고, 이에 반한 기독교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정욱 선교사를 중국에서 납치하여 북한으로 끌고 갔고, 북한을 방문한 호주선교사가 기독교 인쇄물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체포 감금하였고, 지난해 8월에는 미국인 관광객 제프레이 에드워드 포울레 씨가 호텔에 성경책을 두고 나왔다는 이유로 북한당국에 억류되었다가 지난해 11월에 풀려났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이런 북한을 한국교회는 사랑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기독교 탄압에 대한 잔인성과 이유에 대해 관심 가지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일운동에서 제일 큰 문제였지 않은가 생각된다. 70년의 분단 속에서 늘 우리는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진정한 애국심은 신앙에서 나옴을 기억하자. 이제 한국교회는 복음통일을 위해 북한에 갇힌 형제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외쳐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반드시 하나님의 섭리에서 이루어지는 통일이어야 하며, 복음적인 통일은 삶의 질과 정신적 질도 함께 통일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급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이 ‘통일 비용’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현 시국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북한을 바로 알고 강도의 손에 죽어가는 우리 이웃인 북한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바로 한국교회의 막연한 ‘북한정권 사랑’에서 벗어나 어떻게 복음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것인가이다. 그리고 2만 8천 명의 탈북민을 어떻게 통일사역의 일꾼으로 준비시킬 것인지, 이를 위해 고민하고 기도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1. 한국교회의 통일운동 무엇이 문제인가

b1.jpg지난해 6월 5일 모 선교단체 통일 컨퍼런스 세미나가 00교회에서 있었다. 발제자는 발제에서 한국교회의 통일사역에 대한 이해를 서술했다. 발제자는 발제 글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000는 한국교회 중에서 가장 먼저 통일문제를 논의하여 교단의 선교정책에서 남북통일을 대비하는 일을 준비하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대화의 상대로 존중하며 이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다른 교단과는 다르게 북한교회 재건운동이나 탈북자를 통한 선교를 반대하면서 한국기독교00000를 통한 북한교회와의 만남을 진행해 왔다고 언급했다. 또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운동본부를 발족시켜 평화배우기, 북녘동포 돕기, 평화의 씨앗 심기, 평화 네트워크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 통일 운동을 지역교회 차원까지 확대하였다고 주장했다.

1)교회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 바로 알기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통일운동에서 제일 큰 문제가 기독교신앙의 복음중심이 아닌 정교 유착의 운동이었기에 기독교 탄압국가인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에 온 탈북 그리스도인들의 제일 큰 불만이 종교의 탈을 쓰고 노동당의 앞잡이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통치자금줄 역할을 해온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한국교회의 결탁이었다. 십계명 중 첫째 계명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북한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사실임에도 우리는 조그련을 대화의 상대로 존중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조그련과의 타협을 통해 통일을 살리겠다는 것이 너무도 잘못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바리새인, 서기관, 종교 지도자들과 타협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잘못된 종교 지도자들과 맞서 싸워 십자가의 복음을 지키시다 결국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통일운동을 한답시고 복음적인 관심과 증거보다 구제를 우선시해, 사랑이라는 근본적 가치도 그들에게 가르쳐 주지 못하고 있다.

2)또한 ㅇㅇㅇ기독교단체는 평화의 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여 수년 전 4월 15일 쌀 4만 톤을 북에 지원했고, 같은 해에는 ㅇㅇㅇ대표단 ㅇㅇㅇ 총무 외 6명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하여 남북교회협의문을 작성, 발표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남북교회교류협력위원회 이름으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협력하여 2002년 8월 봉수교회 인근에 빵공장을 건립해 하루 1톤을 기준으로 두 달에 한 번씩 60톤의 밀가루를 평양에 보내어 1만 2천 개의 빵을 생산해 북한주민에 공급하는 사역을 진행하였다고 지적했다.

왜 하필 4월 15일을 기념한 것인가. 4월 15일은 북한에서 김일성 생일이며 태양절로, 최고의 명절이다. 그런데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쌀을 보냈다는 것, 소위 그들이 말하는 태양절을 인정하여 기념으로 보냈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들은 ‘무슨 상관이냐. 배고픈 동포에게 쌀을 주는 것이 사랑의 실천이 아닌가?’라며 반문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당시 북한에서는 충성 분자들에게 그 쌀을 나누어주면서 위대한 장군님께 충성하는 남조선 기독교인이 김정일 장군님께 바친 쌀이라고 선전하였다. 기독교인들이 김일성 우상 앞에 절하는 비참함을 북한 사회에 비추어진 부끄러운 모습이다.

빵공장을 세워 하루 1톤 기준으로 북한의 가난한 자들에게 빵을 나누어 준다고 하여 과연 이 빵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졌을까? 배고픈 북한 사회에서 빵은 고급 음식이다. 이런 고급 음식이 가난한 자들에게 돌아갈까? 그들은 ‘노동당 간부들이 먹어도 북한 사람이 먹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충성분자 노동당 간부는 누구인가? 지금 북한 동포들의 신앙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고 굶겨 죽이는 자들이 누구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강도 만난 북한 동포들이 아닌 강도를 이웃으로 착각하지 않았는지 돌이켜 봐야한다. 발제자는 또 통일이 이루어지기 위해 반드시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김과 나눔이 북한정권에게도 해당 된다면 신앙의 사랑이 아닌 매우 위험한 북한정권의 사랑이라 생각한다. 하나님의 몸 된 교회를 허물어 버리고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여 처형, 감금하는 지금의 북한 정권과 섬김, 나눔이 과연 통할 것인가? 우리는 항상 북한정권을 대할 때 원수도 사랑하라는 말씀의 논리로 설득해왔다. 하나님의 교회를 허물고 그 자리에 김일성 우상을 세운 저들, 탈북자가 하나님을 믿었다고 처형하는 북한정권이다. 오늘날 우리는 일제시대 신사참배에 대하여 비판하며 순교적 신앙을 강조하면서도, 김일성 주체사상 앞에 우리 스스로 머리 숙이지 않는지 하나님 앞에 양심을 돌아봐야 한다.

몇 년 전 미국 언론이 봉수교회 리성숙 전도사를 인터뷰하였을 때, 그는 김일성이 곧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과학의 시대에 어떻게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난 것을 믿을 수 있냐고 말했다. 봉수교회 전도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는다면 봉수교회는 분명히 이단교회다. 그런데 우리는 봉수교회를 북한교회의 모델인 양 그들과 기독교 신앙을 논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이런 사실에 한국교회가 북한을 신앙의 올바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교회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 한국교회가 북한인권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가? 북한사회에서 인권탄압의 대상 대다수가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성경책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중국에서 목사님을 만나고 교회에 간 것 때문에 정치범으로 낙인 찍혀 수용소에 보내지는 인권유린에 한국교회가 침묵하면서도 복음통일을 외칠 자격이 있는가?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면서 평화통일을 달라고 기도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는지 주님 앞에 다시 한 번 스스로 물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교회 통일운동에서 지금까지의 잘못된 인식들을 과감히 고쳐 나가지 않는다면 통일 후에 북한동포들에게 복음의 대한 제시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2. 탈북민들이 바라보는 남한사회와 한국교회

나는 97년에 자유 대한민국으로 왔다. 97년 한국에 와서 생활한 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내가 사는 집 근처에서 아침에 할아버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나 격조 높게 언성을 높여 이야기를 나누는지 싸우는 것으로 오해할 정도였다. 호기심에 그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다가가 듣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97년 당시 우리나라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이었다. IMF라는 국가위기가 초래하면서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씨가 국가 청문회에서 비판받을 때였다. 모여있던 할아버지들이 대통령을 욕하고 있는데, 그냥 비판이 아닌 입에 담지 못할 독설을 퍼붓고 있었다. 나는 충격을 가까스로 가다듬고 ‘이놈의 반동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떨리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공중전화로 달려가 112에 신고를 했다. 잠시 후 본인의 어처구니없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관들은 처음에는 신고한 본인을 오히려 미친놈 취급을 했다. 막무가내로 경찰관들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경찰관이 제가 탈북자인 것을 아시고 웃으시며 던지신 한마디가 있다. 나는 평생 그때 그분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

“강 선생님 여기는 북한이 아닙니다. 여기는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강 선생님이나 대통령이나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받습니다. 오늘 강 선생님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있으시면 청와대 앞에 가서 시위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나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인 말이었다. ‘대통령과 내가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받는다니,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혹시 이 사람도 반동 아닌가?’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당시로써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만일 북한 같으면 어떻게 일반 시민과 김정일이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받는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내가 한국생활 초기에 겪었던 에피소드다. 이것이 오늘날 생각해 보니 전혀 창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때를 생각하며 오늘을 감사한다. 오늘날 이 땅에서 사는 국민이라면 이 땅에서 태어난 것에 감사해야 한다.(계속)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담임, 탈북민자립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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