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1.jpg미친 사람이란 흔히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을 향해서도 미쳤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이는 가볍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무서운 표현임에도 나의 기준에 어긋나고 나와 의견이 다르면 상대방에게 ‘미친놈!’이라는 말을 쉽게 사용한다. 그러나 정신적 장애우를 둔 부모 입장이나 식구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말이다.

육체적으로 미쳐 있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미친 사람들’이 있다. 이 미친 사람들은 꼭 부정적인 의미만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멋진(?) 그리스도인들을 가리켜 ‘미친놈들’이라고 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미쳤다’는 말은 긍정과 부정의 두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미친놈들’이 많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정치적으로 미친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미친놈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히틀러이다. 그는 유대인 600만 명을 가스실에서 죽였다. 러시아의 레닌이나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그 뒤를 따른다. 성경에 나오는 헤롯왕과 아합왕, 그리고 그의 부인 이세벨도 이 그룹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빈라덴도 미친 사람의 챔피언 자리를 탐내는 인물 중 하나일 것이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도 금메달감이다. 지금 세상을 참으로 힘들게 하는 중동의 IS 무리도 그 미친 사탄의 동맹그룹의 일원이다.

반면에 긍정적인 의미의 미친 사람들을 살펴보자. 사도행전 26장에 보면 바울을 향해 베스도 각하가 이렇게 말한다. “바울아! 너의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만들었구나!” 지금도 공부하다가 미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때도 많은 학문이 사람을 미치게 했던 것 같다. 복음을 전하는 일에 생명을 걸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동서남북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바울이 그의 눈에는 미쳐서 정신없는 사람으로 보인 것이다. 바울이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정신차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 곁에 있던 아그립바 왕이 “바울아, 네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적은 말을 가지고 나를 그리스도인 되게 하려느냐?”라고 질문한다. 그때 미친 바울은 “내 말이 적든지 많든지, 시간이 길든지 짧든지, 당신뿐만 아니라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이 내가 쇠사슬에 묶인 것을 빼고는 모두 나와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답변한다. 바울은 정말 미친 사람이다. 감히 왕 앞에서 이런 무례한 말을 할 수 있다니….

이렇게 보면 미쳤다는 말은 ‘진리에 대한 넘치는 확신과 열정’을 가지면 듣게 되는 명예로운 말이 될 수 있다. 세상은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항상 세상이 악하다고 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이 세상이 악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이 악한 세상을 피해 피난처로 도피하기를 원치 않는다. 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자 굴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라크에도 간다. 북한에도 간다. 중동의 한복판에도 간다. 미전도 종족을 찾아간다. 그들 속에 들어가서 빛과 소금이 되고 ‘십자가의 복음’을 전한다. 이들을 우리는 선교사라고 부른다. 이들을 세상 사람들이 보면 ‘미친 자’들인 것이다.

선교사들이 바울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정신 차린 사람들입니다.” 진리를 거부하는 세상은 선교사들을 추방하고 감옥에 집어넣고 고통을 주고 죽이기까지 한다. 예수님도 당시의 사람들을 통해서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들은 예수님을 ‘귀신 들렸다’고 말하고, 불경한 자라고 공격하며 괴롭혔다. 그러나 도살장에 끌려가서 어린양처럼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은 “그들이 몰라서 그러는 것이니 저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라”고 하셨다. 우리가 ‘미친놈’이라고 불리는 것은 영광스러운 ‘호칭’이다. 특권이요, 감사한 것이다.

선교사들은 어느 현장에서라도 환영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 한다. 우리가 가지 않으면 누구도 구원을 받을 수 없다. 우리가 이 복음에 미치지 않는다면 온 세상 사람들은 세상에 미쳐 버리게 될 것이며 마침내는 영원한 지옥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사람은 무엇인가에 미쳐야 산다고 한다. 복음으로 거듭나지 못하면 사단에게 미쳐버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제대로 미치면 세상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복음의 밀수꾼’이라고 불러 왔다. 환난과 핍박과 고통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들이야말로 세상에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발인 것이다.

이재환 선교사(컴미션 대표, 전 감비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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