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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스 호프에 방문한 존 파이퍼 목사와 함께 한 김으뜸 선교사(GA28기)

저는 스리랑카에 무사히 도착해서 작년 9월 1일부터 17일까지 PST(Pre-Ship Training)훈련과 BST(Basic Safety Training)훈련을 수료하였습니다. PST훈련은 승선하기 전 마지막 훈련인 만큼 2년간 배 사역의 목표를 설정하고 앞으로의 사역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훈련을 마친 9월 17일, 17살 때부터 꿈꾸던 로고스호프에 드디어 승선했습니다. 배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다음 날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배에 승선한 모든 선교사는 하루에 8시간씩 노동사역을 감당해야 합니다. 배의 하루 일과는 매일 7시 45분에 아침 경건회로 시작됩니다. 보통은 배의 디렉터인 로이드(Lloyd Nicholas)가 말씀을 전합니다.

첫 사역지 콜롬보는 정말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하루에 보통 7천~1만 명씩 배를 방문했고, 많을 때는 1만4천 명까지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오후 4시쯤, 사람들에게 다가가 “지금 줄을 서도 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 중으로 배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내일 오세요”라고 말하는 일이 저를 힘들게 했었습니다.

사실 그 사람들에게는 내일이 없습니다. 배를 보려고 4~5시간씩 떨어진 곳에서 큰 맘 먹고 온 가족과 왔는데 겨우 오후 4시밖에 안됐는데 못 들어간다고 돌려보내야 하다니…. 현지인들은 제발 한 번만 들여보내달라고 사정하지만 그런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저 사람들이 배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그리스도인과 접촉할 기회가 없어지고, 복음을 나눌 기회도 없어지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만으로 향하는 7일간의 항해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낮에는 끝이 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에서 이따금씩 돌고래가 재주를 부렸고, 밤에는 수많은 플랑크톤이 바다 속에서 빛을 내뿜었습니다. TV에서나 보던 그런 은하수가 하늘을 수놓았습니다. 찬양을 부르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누리는 시간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카타르는 저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삼촌께서 카타르의 한인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는데, 이 곳에서 병을 얻으셨고 결국 대만에서 소천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곳은 가슴이 아픈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점에서 일하다가 삼촌께서 복음을 전하셔서 예수님을 믿고 세례와 결혼예배까지 집례해주신 자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자매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둘이서 얼마나 울었나 모릅니다.

또한 오만에서는 예수님을 떠나려고 했던 자매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돌이켜 주셨습니다. 이곳 중동의 한인교회 성도들, 그리고 선교사들과 교제를 통해 가장 위로 받고 도전 받은 것은 제 자신인 듯 합니다.

항해 중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어느 나라 어느 항구를 가더라도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만남이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것이 저와 로고스호프의 기도제목입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