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좋은 나라는 아닌 것 같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가서 당신들을 위해 이 땅에 예수님께서 오셨고 또 죽으셨으며 다시 사셨음을 전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기니의 내륙 마을 칸칸에서는 마실 물을 사먹어야만 하고, 전기는 발전기를 돌려야지만 사용이 가능하였습니다. 밤이면 손전등 없이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깜깜했습니다. 하루 종일 노동하지 않고는 의식주 해결이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는 물과 전기는 있지만 폐차 직전의 차들이어서 숨이 막힐 정도의 매연이 도시를 가득채워 그 복잡함이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았습니다. 니제르 강에서는 사람들이 동물과 함께 그 물을 마시고 씻으며 용번을 해결하였습니다. 말리 내륙 여행 중 사막의 모래바람에는 눈 조차 뜨기 어려웠습니다. 우기철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옆 사람과 살갗 조차 닿는 것이 싫었고 불쾌지수가 최고로 높은 곳이었습니다. 마치 난로를 곁에 둔 것 같은 뜨거운 태양볕의 위력 앞에 그 땅들이 결코 좋은 환경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깨끗하고 질서있는 환경 속에 살아온 저에게 그 땅은 익숙해지기 힘든 곳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땅 기니와 말리, 사람이 보기에는 좋은 것, 소망함이 없어 보이는 그 땅들을 향해 당신만이 참 소망이심을 알게 하시고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어떠한 것도 제 눈에는, 제 기준에 맞아서 좋아 보이는 것이 없는 그 땅을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셔서 복음이 필요한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꾼을 찾고 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단한 조건을 갖춘 인력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꾼을 찾고 계셨구나... 그리고 그 필요성을 내 눈에 보이고자 나를 이 땅에 보내셨구나 고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사실 이 여행은 처음부터 사탄의 방해 공작이 심했습니다. 기니에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불안함과 말리에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 등으로 두 곳이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워싱턴 기니 대사관을 통해 받아야 하는 비자와 예방주사 접종 등 기니와 말리 입국은 거쳐가야 하는 산들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모든 절차를 마친 후 엘에이 공항에서 기니에 들고가는 짐들이 무게가 초과되었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미국 공항을 통과시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도착하여 기니로 들어가는 첫날에는 티켓이 잘못되어 고경민 자매가 함께 들어오지 못했고 영국 공항에서 부친 10개의 짐 중 7개가 코나크리에 도착하지 않아 다시 저희들의 믿음이 도마 위에 올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경민 자매를 다음 날 후발대와 함께 들어오게 하셨습니다. 분실된 7개의 짐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이틀 후 기니 공항에 도착하는 등 사탄의 방해공작에 대응하여 하나님도 꾸준히 우리를 응원해 주셨습니다.

기니의 수도 꼬나끄리를 거쳐 컴미션 베이스가 있는 칸칸으로 향하는 비포장 도로의 10시간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팀원 중에는 다시 집에 돌아가고 싶어할 정도로 쉽지 않았습니다. 차 안에 에어컨이 없어 너무 너무 더웠고 곰팡이로 뒤덮인 카시트와 매연, 울퉁 불퉁한 길, 곡예를 하듯 이리저리 물웅덩이를 피해 가며 핸들을 돌리는 아주 멋진(?) 현지인의 운전 솜씨 등.. 하지만 그 안에서 현장 선교사님들과 나누었던 교제 시간으로 인해 약간은 어색하고 낯설었던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칸칸에서 형제와 자매가 각각 조를 나눠 만사코다와 림바나라는 왓수룽 종족이 사는 마을로 4박 5일간 머물게 되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의사소통만 배운 상태로 선교사님들께서 4명씩 팀을 각각의 마을 촌장과 원로들의 집에 저희를 내려 주시고 어느 정도의 정보를 주신 후 모루두 마을로 가셔서 훌쩍 가버리셨습니다. 설마 했는데 정말 저희만 두고 떠나실 때 황당했고 두려웠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게 됩니다. 얼굴색이 다른 낯선 사람들이 우리를 신기해 하며 여기저기 만져보는 그들과 막상 4박 5일을 산다고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눠진 팀들이 다양하게 그들의 문화들을 경험하게 하시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을 긍휼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또 제 눈에는 소망 없어 보이지만 하나님만이 이들에게 참 소망이 되심을 믿음으로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아이들과 찬양하고 교제했던 시간들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상처들을 소독해주면서 이들에게 얼마나 우리들이 필요한지를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전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배움의 터전인 학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이들을 위해 어떻게든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교회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날 밤 팀원들이 만사코다에 모여 함께 예배한 후 God’s story를 그들의 언어로 상영하는 시간을 갖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관심을 갖고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에 잡중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이런 시간들을 얼마나 기다리고 계셨는지 라는 생각에 눈물이 절로 났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특별히 매일 매일 아침, 팀과 함께하는 묵상과 예배를 통해 위로하시고 도전하셨습니다. 특별히 여호수아 말씀을 팀 전체가 묵상하면서 군대로 부르신 부르심, 군화신은 신부, 군사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과 적용을 하게 하셨습니다.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신 약속을 지키시고, 계획을 이뤄가시는 하나님은 저로 하여금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결국 승리하여 이스라엘 지파의 구별을 따라 기업을 각각 주셨던 것 처럼 나의 이곳으로 부르신 부르심의 계획과 나를 위한 준비하신 기업에 대한 소망함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주 앞에 나갈 것에 대한 마음을 주시면서 말리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자랑스런 컴 선교사님들의 현장을 밟으며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뿌려놓은 사랑의 씨들이 이마을 저 마을에 뿌려진 것을 보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허도영 & 황보경, 민 에스더 선교사님들이 뜨거운 열풍과 말라리아와 험한 환경과 싸우시느라고 피골이 상접해 있었지만 눈동자만은 그 누구보다도 맑게 반짝거렸습니다. 특별히 허황 선교사님 내외분의 아들 기주는 태어난지 6개월 부터 칸칸 땅에서 살았지만 얼마나 똑똑하고 밝은지 기주가 그곳에 존재하는 것을 매우 기뻐하신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왓수룽 종족 속에 주님의 제자들이 태어나는 날 이들이 흘린 땀방울과 눈물을 주님이 직접 닦아 주실 것을 기대하며 감사히 기니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저희 팀이 머물렀던 GMS 파송 안창호 선교사님댁은 물과 전기가 자유로이 사용이 가능했던 곳이였습니다. 그곳에서 3일여 가량 지내면서 얼마나 내 자신이 익숙한 환경을 찾고자 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로 살겠다고 기도만 했을 때와는 달리 실제적으로 내가 선교사로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나와 내 환경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연약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저에게 기분 좋은 것들을 많이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말리의 내륙에 있는 몹티 모텔에서 잘 때 미지근한 온도의 물로 샤워하게 해주셨습니다. 데 찬 물로 샤워하길 어려워하는 제게 기니부터 바마코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최고의 선물을 주님이 주셨던 것입니다. 기니에서 컴퓨터 팬을 이용해 약하지만 귀하디 귀한 바람의 선풍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선풍기를 주셔서 시원케 잘 수 있는 밤들을 허락하시었습니다. 다른 팀원들 발가락 손가락 마다 마디 마디 모기 물리며 사막에서 제 자리에 서 있기조차 힘들었던 모기와의 사투 속에서도 저는 10번도 안물리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또 말리 땅을 향한 거룩한 부담감과 그 땅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것에 대한 두 가지 마음에 대해 강한 이끌림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조금은 무서웠습니다. 선교사로 살겠다곤 했는데, 진짜 보내시려 하시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말리 도착하고 예배를 드리는 중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라는 찬양을 하는데 이제 내가 주님의 이름으로 이 땅을 취하리니라는 가사에서 입을 열어 소리내어 찬양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찬양을 하면  말리라는 이 산지를 제게 주실 것만 같았습니다. 니제르 강을 따라 3박4일 배만 타고, 밤엔 아무도 살지 않은 사막에 텐트를 치고 자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강을 따라 200여개의 아직 예수를 믿지 않는 마을들을 보게 되면서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 말씀처럼 이 곳이 아직 정복되지 않은 가나안 땅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정복되지 않은 가나안 땅을 내게 기업으로 주고자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경험했던 귀안 시간이였습니다.

일정을 마무리 하면서 영국에서 저희 팀을 섬겨주셨던 무릎선교사님(김종해 집사님)은 제게 많은 도전이 되셨습니다. 나가는 선교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제게, 보내며 무릎으로 기도하시는 김종해 집사님과, 레인즈파크한인교회 무릎선교사님들은 이제는 선교지가 되어버린 영국땅에게 정말 필요했던 분이셨고 하나님께서 사용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름과 얼굴만 이메일로 알게 된 저희 팀을 기쁨과 정성과 수고로 4박 5일동안 섬겨주셔서 정말 도전받고 감사했으며, 하나님께서 정말 저희 팀에게 좋은 선물들을 너무 많이 주시고 계시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재환, 선우순애 사모님께서 뿌려놓은 씨앗의 열매를 우리 새대가 경험하는 것 같아 선교사님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또 저희 팀원 한명 한명의 각각의 가진 은사들이 너무 귀하게 빛을 발했던 것 같습니다. 팀의 아버지로 늘 인자함으로 겸손하시고 늘 팀원들에게 좋은 별명들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미국 달러, 기니 프랑, 말리 세파, 영국 파운드 등 여러 재정의 색깔들을 꼼꼼히 적어가시며 기쁨으로 섬겨주셨던 전영배 집사님. 팀의 리더로 기니 말리 현지 선교사님들과 잘 의사소통하려 애쓰시고, 팀 개개인의 색깔을 인정하시고 세워주셨던 권지상 선교사님. 팀에 늦게 합류해서 팀의 기쁨이 되어주려 애쓰시고 또 기쁨이 되어주며 늘 든든하고, 좋은 조언자가 되었던 김혜정 자매님. 예배자로 늘 찬양하길 기뻐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늘 웃음으로 현지인들을 반기며 아프리카 사람들과 관계하길 좋아하며 아프리카 땅을 더 사랑하면서 눈물이 더 많아진 이주열 형제. 저를 너무 사랑해주고 아껴준, 지혜롭고 너무 사랑스럽고, 저보다 오히려 더 언니같은, 밤이 깊은 줄 모르고 나눴던 우리의 잊지 못할 대화를 가슴 깊이 간직하게 된 저의 ROOMMATE 고경민 자매. 제가 힘들어하고 지쳐할 때는 늘 찾아와서 힘이 되어 주고, 기쁠 땐 함께 기쁨이 되어 준, 팀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던 멋진 윤이삭 형제. 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이등병의 마음으로 섬기며 또 기쁨으로 고생해 준,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어디든, 어느 자리든 가겠노라고!! 내려놓음의 모델이 되어준 착한 남자 함기욱 형제. 그리고 미국 본부에서 함께 매일 아침 사도행전을 묵상하며 기도해주신 선우순애 사모님, 임마누엘 선교사님, 윤경, 지하, 지연선교사님, 수지 자매, 랜디 형제, 져스틴 형제에게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또 우리의 Vision trip을 위해 함께 무릎으로 기도해주신 무릎 선교사님들께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제 인생을 드리고자 하는 선교적 삶에 의미있는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가야 될 아프리카 땅, 누군가는 온 세상의 구주이신 우리 주님을 전해야 주님께서 다시 오실텐데 함께 이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고 마음을 지켜 마지막 세대를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