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k_ed.jpg한정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지난 20년 간 한국 선교사 자녀(MK)들을 위한 한국 선교계 시도는 필리핀에 한국 아카데미 설립, 정체성 있는 교육 시키기 장려운동, 다양한 MK교육시스템 시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 것이 많았다. 데이비드 폴락(David Pollack) 교수 초청 세미나 이후 오랜만에 갖는 한국 MK 교육 평가는 그런 점에서 시의 적절하다. 20년이 지난 당시의 MK들과 그 사이에 있었던 MK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국교회의 그들을 향한 기대는 충족되고 있는가? 정체성 있는 교육은 잘 시행되고 있는가? 등의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해보자. 필자는 MK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한국형 국제학교 설립에 관해 오랜 기간의 묵상과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바이다.

한국의 경제발전 사례는 압축형 성장 사례로 전 세계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새마을운동 사례는 17개 언어로 공식 번역되어 한국에서 그 사례를 배우러 오는 수많은 외국 지도자들에게 유익한 사례가 되고 있다. 작은 땅덩어리에서 천연자원의 부족과 자본 및 기술의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인을 많은 학자들은 교육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그리하여 한국형 교육방식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한국선교사들은 선교현지에서 복음제시뿐만 아니라 현지인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그 교육에도 한국형 노하우들이 스며들어 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전 세계는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의 개발, 특히 국제적인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가 국가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 있음에 착안하여 국제학교 설립 및 운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힘입어 최근 한국형 국제학교 설립에 관한 시대적 필요가 점증하고 있다.

필자는 선교사역 28년 동안 여러 선교사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의 필요(Felt-Need)에 늘 관심을 갖고 있던 중 대도시에 그들이 몰려있는 가장 큰 이유가 선교사 자녀 교육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교사의 전략적 배치의 충분조건으로서 MK 교육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한국형 국제학교를 제안하는 바이다.

1. 한국형 기독국제학교란?

한국이 갖고 있는 한국형 DNA를 국제환경 속에 접목시켜 독특한 교육현장을 시도함으로써 철학 있는 국제 기독인을 양성하여 세계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 미국형, 영국형 국제학교가 주도하고 있으나, 이는 서구 DNA적 요소를 갖고 영어를 매개로 하는 교육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인도는 간디스쿨 운영으로 인도형 국제학교를 발전시켜왔으며, 싱가포르는 틈새시장을 겨냥 독특한 싱가포르형 국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형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국제학교 운영 방식이다.

2. 정체성 교육

1) 크리스천 정체성
기독인으로 키우고자 하는 서구형학교의 노력은 역사가 아주 깊다. 이 점은 우리가 벤치마킹 할 만한 요소가 많다고 본다.

2) 언어, 문화적 정체성
기본적으로 3개 국어를 마스터 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3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정체성 언어로 모국어, 트레이드 언어(Trade Language)로서 영어, 그리고 학교가 있는 현지어의 학습이다. 이것은 학교, 가정 그리고 사회가 함께 상부상조하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 부모의 동의와 협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가능성이 많아 성공률이 높다. 즉 학교에서는 영어 및 현지어를, 그리고 가정에서는 한국어를 연습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 3개 언어를 구사하면 두뇌 발달도 증진되는 학술보고서도 많다.

3. 시설과 투자
일단 미니학교부터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도 홈스쿨링에 관한 관심과 교자재가 발달되어 아주 높은 수준까지 와있다. 더구나 미국 남침례교 교단이 선교지에서 활용할 목적으로 개발한 SOT(School Of Tomorrow) 방식은 이미 한국선교 교육자들이 지난 10여 년 간 시도하여 성공리에 운영하고 있는 모델이다. 중국 쿤밍시에는 5개의 SOT를 운영하는 5명의 선교사들이 있어 이 사례는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한국의 홈스쿨 교재와 SOT 교재를 활용하면 몇 가정이 함께 미니학교 형태로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최소한의 시설로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하며 학비를 받을 경우 일반 국제학교의 1/3 또는 1/4 수준으로 해도 학교운영에도 조금도 무리가 없다고 한다.

4. 한국형 국제학교로의 진화
상기 미니학교를 운영하면서 학교 미래를 디자인해보자. 기숙사학교 제도를 추천하고 싶은데, 이것은 학기 중에 자녀를 이곳에 보낼 수 있고 부모는 중소도시로 전진배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MK들과 현지인 복음 자녀들, 그리고 세계에서 온 비즈니스맨 자녀들이 학교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교차문화(Cross Culture)와 교차언어(Cross Lingual) 환경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서 교육효과가 좋다. 학교 부지를 마련하여 교사를 신축하거나 기존 건물을 사용하며, 기숙사 운영 경우에는 선교단체별로 인근 민가를 렌트하도록 하여 학교로 하여금 기숙사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MK학교인 필리핀 소재 페이스아카데미가 이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필자의 두 자녀는 페이스아카데미 근처 일반 가옥을 렌트한 OMF 호스텔에서 살고, 호스텔 페어런츠(Hostel Parents)의 돌봄으로 학교를 다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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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교사의 확보와 질적 교육의 추구
교사는 능력에 상당한 정도의 사례를 주고 전 세계적으로 모집한다. 세계는 실업이 심각하여 의외로 질 좋은 교사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의 김남수 목사는 중남미에서 교사자원을 양성, 그가 운영하는 국제학교에 교사로 충당하고 있다. 인터콥의 경우 북미주에서 상당수의 교사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 MK들이 이제는 곳곳에서 국제인으로서 소양을 갖추고 일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MK교육에 관심이 있어 이들에게 취업 및 선교의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좋은 교사 확보와 교육의 적합성은 중요하다. 전세계 한국인 교육사역자와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면 학생들의 진로상담과 질 좋은 교사 확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6. 학생 모집과 장학제도
학교는 한국교회에 재정을 의존하는 형태보다 자기발전형이 바람직하여 학비도 적정성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모집은 MK, 한국의 가난한 목회자 자녀(PK), 현지인 학생, 현지 체류 외국인 자녀, 그리고 한국에서 부유한 크리스천 자녀들의 모집을 통해 최상의 학생구성을 시도한다. MK와 PK는 장학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최웅섭 선교사는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KWMA가 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비그리스도인의 입학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는 것이 필요한데, 이 학교는 크리스천 철학과 신앙을 함께 교육하되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여 그들이 흔쾌히 동의하도록 하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7. 결어

한국형 국제학교 설립은 시대의 요청이며 한국 선교계가 한 번 해볼만한 프로젝트이다. 수많은 종류의 한국형 국제학교가 필요하며 시도될 필요가 있다. 한국선교와 경제발전에 기초가 된 한국형 교육을 국제학교와 접목시키는 일은 기존 국제학교의 한계인 영어 위주 정체성 교육을 뛰어넘는, 그리고 선교현지에서도 비즈니스 등의 활약 인재로 그 나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 인재로 키우는 첨병이 될 것이다.

결국은 정체성 있는 한국인 또는 현지인, 그리고 영어를 매개로 하는 국제인, 나아가 크리스천 신앙과 철학으로 무장된 기독인을 배출하는 것이 한국형 국제학교의 전부가 될 것이다. 때마침 한국정부도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아 지난 수십 년 간 한국형 국제학교의 설립 및 지원을 하고 있어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많은 참고와 지원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2차 MK 컨설테이션 발제문